축구 명문 구단의 첫 단추

유소년 클럽

우리는 한 시즌 반짝  우승을 한 뒤 소리 없이 사라져간 많은 감독들을 목격한다.  그에 반해  명장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퍼거슨 감독이 맨유를 명문 구단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시행한 정책은 최소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유소년 클럽의 창단 이었다.

구단을 리빌딩 하기위해  10년 이상의 장기 발전 계획을 세운 퍼거슨 감독은 분명 매우 과감하고 혁신적인 감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명문 구단을 만들고 싶다는 구단주의 철학 없이는 그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협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유럽축구 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찾기 힘들다.

퍼거슨이 만든 유소년 클럽 두 개는 9세 이상의 선수들로 구성 되었는데,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가  바로 이 유소년 클럽 출신이다.

이로써 모든 스포츠 세계가 그러하듯이 명문 구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소년 클럽 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이 만천하에  증명된 것이다

퍼거슨은 팀이 ‘ 움직이는 생물 ‘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선수들은 언제든 구단을 떠날 수 있었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후 쉽게 나태해질 수 있으며 선수들 사이의 신뢰 역시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느 리그를 막론하고 일반적으로 우승 팀의 선수 이동은 잦은 편이다.  우승이라는 구단의 단기 목표를 이루고 나면 구단주가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데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퍼거슨은 팀이 우승할 경우 선수들의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는 사실에 촉각을 세웠다. 그는 우승 팀에 속한 선수들은 쉽게 떠나지만 명문 구단에 속한 선수들은 더 높은 몸값을 지불하려는 구단이 있어도 쉽게 떠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퍼거슨은 선수들이 구단을 떠나지 않는 가장 중요한 명분이 명문구단을 유지 하는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구단 역시 자신의 주머니를 더 채우고자 선수들을 강제로 이적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것이 바로 프리미엄 구단이 가진 보이지 않는 가치다.

‘맨유’라는 구단은 프리미엄을 가진 최종 목적지라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해다.  프로선수는 종종 그들의 연봉으로 선수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몸값을 높여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선수는 프리미엄 구단에서 명장의 지도를 받았던 경험을 더 소중하게 간직한다.

명문 구단이 아닌 우승만을 목표로 했던 구단은 대체로 맨유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리그 우승을 한 뒤 몸값이 높아진 선수들을 다른 구단으로 이적시키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엄청난 금액의 이적료를 챙기거나 심지어 우승 후에 구단을 즉시 매각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1997년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한 플로리다 말린스 (현, 마이애미 말린스)의 구단주인 휴징거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는 몸값이 높아진 월드 시리즈 우승의 주역 선수들을 높은 금액의 이적료를 받고 다른 구단으로 보냈을 뿐만 아니라 얼마 지나지 않아 구단을 매각 했다.

플로리다 말린스는 1997년 월드 시리즈 우승을 발판으로 신흥 명문구단으로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주가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데 집착했기 때문에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명문 구단과는 거리가 멀다.

말린스 구단의 사례는 ‘ 명문 구단에 대한 철학이 없는 구단주 밑에서는 명감독이 나올 수 없다 ‘는 것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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